조금 전 밥 먹으면서 TV 보다가 mbn인가... 종편에서 과거 mbc 아나운서했던 이윤철 씨가 이렇게 떠들고 낄낄거리는 걸 들었다.
"젊은 시절 역학 공부를 한 내 친구가 모든 사람의 인생은 세 갈래 길로 나누어진다고 말했다. 하나는 고속도로고, 또 하나는 국도이며, 남은 하나는 비포장 길이라고. 그러면서 나는 고속도로라고 말하더라."
그 말을 토대로 지금껏 걸어 온 내 인생 길이 어느 쪽인지 생각해봤다.
길게 생각할 필요도 없이 국도라는 결론이 나왔다.
지금껏 고속도로처럼 질주하지도 않았고, 비포장 도로처럼 험난하지도 않았다.
항상 운이 크게 좋은 것도 운이 더럽게 나쁜 편도 아니었다.
그냥 잘난 것도 못난 것도 없는 대다수 평범한 사람처럼 약간 노력한 만큼의 조금의 열매를 따면서 고만고만하게 살며 무난하게 五十路를 걸어왔다.
그렇게 즐거운 것도 그렇게 슬픈 것도 아닌 삶이 계속되었을 뿐이다.
그리 감사할 것도 그리 원통할 것도 없는 소시민으로 여태 살았다.
어쩌면 앞으로도 쭉 그럴 것이다.
어차피 내게 희망이란 갈구할수록 멀어지는 것이다.
어느 정도 노력은 하겠지만 이게 된다고 확신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간절히 꿈꾸면 죽도 밥도 안 되는 상황이 되면서 결국 실패로 이어질 뿐이란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나처럼 국도를 걷는 자들이여!
하다보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자신이 하는 일에 크게 신경을 쓰지 말고 한번 살아보자.
이 세상에 내 뜻대로 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외려 바라면 약간의 행운마저 달아난다.
그냥 무심히 무엇을 하며 하루하루 국도를 걸어가는 것이다.
모두들 자신의 길이 어떤 길인지 새해에 한번 생각해보라.
지금까지 당신의 삶이 고속도로였다면 축하한다.
국도라면 그냥 잘 살았다고 자위하고 감사해라.
비포장 길이라면 심심한 위로를 당신에게 보낸다.
그리고, 자신과 다른 길을 결코 부러워하거나 한심하다고 여기며 비웃지 마라.
세 가지 모든 길의 종착지는 늦거나 빨라도 모두 다 똑같으니까...